[머니투데이 양정민 기자]

표창원 경찰대 교수 (사진=표창원 교수 트위터 @DrPyo 프로필 이미지)

표창원 경찰대 교수가 레이디 가가 내한공연을 반대하는 일부 기독교계의 움직임에 "전체주의적 독재를 연상케 한다"라며 일침을 가했다.

표 교수는 25일 자신의 블로그에 그동안 네티즌들과 주고받은 댓글을 정리하면서 일부 기독교 단체의 공연 중단 요구 시위가 "표현의 자유 혹은 집회 및 결사의 자유에 해당하지 않고, 종교의 이름과 위력으로 행해지는 탄압"이라며 이 같은 뜻을 밝혔다.

표 교수는 또 레이디 가가 내한공연을 둘러싼 논란이 ▲종교적 가치에 어긋나는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종교단체의 견해 표현은 어느 정도의 한계를 갖는가 ▲ 동성애는 우리 사회에서 공개적 표현이 금지된 주제인가 ▲ 종교와 관련된 표현은 해당 종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가 ▲ 종교에 반하는 말과 행동은 금지되어야 하는가 등의 숙제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표 교수는 지난 22일부터 블로그와 트위터에 레이디 가가를 지지하는 글을 남기며 네티즌과 활발한 토론을 벌여왔다.

레이디가가공연반대시민네트워크 회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 앞에서 동성애와 자살을 미화한다고 주장하며 레이디가가 내한공연 취소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스1(news1.kr)=박정호 기자

표 교수는 댓글을 통해 '레이디 가가의 공연이 살인, 사탄 숭배, 동성애, 자살, 인육 먹기 등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내한 공연 반대 운동을 벌이는 일부 기독교계 인사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표 교수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 "조작되고 날조된 사진이나 예술공연의 일부 장면만을 맥락 없이 잘라 황당한 거짓 소문과 섞어 순수한 신자들에게 분노와 공격을 선동하는 자들"이라고 비판했다.

한 네티즌이 "레이디 가가의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퍼포먼스 등은 지극히 반기독교적이고 비성경적"이라며 문제를 제기하자 표 교수는 "기독교 문화권인 미국 사회의 폐쇄성을 비판하기 위한 표현 방식"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표창원 교수 블로그 캡처화면

다른 네티즌이 레이디 가가가 동성애를 옹호하고 음란한 무대 연출을 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자, 표 교수는 "레이디 가가의 공연이 동성애자 숫자를 늘린다는 보고는 어디에도 없다"며 "날조된 주장을 통해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아티스트의 공연 중단을 요구하고, 그 예술성과 진보적 주장 및 사회공헌을 폄훼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반론했다.

표 교수는 "기독교적 악마와 천사의 이분법적 가치관을 기준으로 한 가수의 표현방식을 욕하는 것은 비창의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한 한 네티즌의 댓글에 공감을 표하면서 "일부 기독교 지도자들의 의도가 의심스러운 선동적 주장들을 수많은 학식과 덕망 있는 신도들이 무비판적으로 따르는 상황은 흡사 나치 등 전체주의적 독재상황을 연상케 한다"고 꼬집었다